동해안의 여름, 그중에서도 강원도 동해시와 묵호항 일대는 조용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. 유명 관광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 지역은 북적이지 않으면서도, 커플이 함께 걷기 좋은 길, 바다를 마주 보며 앉을 수 있는 카페,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 스폿이 가득하다. 이번 글에서는 묵호와 동해시를 중심으로, 연인들이 함께하기 좋은 감성적인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.
묵호등대 오름길 – 조용히 걷는 바다 언덕 산책
묵호항 뒤편에 자리한 묵호등대는 동해를 내려다보는 고즈넉한 등대다. 이곳까지 오르는 길은 ‘논골담길’이라 불리는 골목길로, 벽화와 포토존이 가득한 언덕길이다. 가파르지 않아 걷기 좋고, 곳곳에 앉을 수 있는 벤치와 나무 계단이 있어 여름 햇살 아래에서도 쉬엄쉬엄 올라갈 수 있다.
등대에 다다르면 탁 트인 바다 전망이 펼쳐지고, 등대 앞 포토존에서 커플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. 저녁 무렵엔 붉게 물든 해안선을 감상할 수 있어, 하루의 마무리를 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다. 특히 이곳은 상업화가 덜돼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커플에게 더욱 추천된다.
묵호항 수산시장과 해변 산책 – 맛과 바다가 있는 데이트
등대에서 내려오면 바로 이어지는 묵호항에는 활기찬 수산시장이 있다. 싱싱한 회, 해물파전, 오징어순대 등을 맛볼 수 있는 이곳은 ‘너무 관광지스럽지 않아’ 더 좋은 곳이다.
시장 바로 옆에는 작은 해변과 방파제가 이어져 있어, 바다를 보며 손을 잡고 걷기에 제격이다.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인근에 있는 감성 카페들이 눈에 띄는데, 유리창 너머로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.
낮에는 활기차고, 밤에는 조용한 이곳은 짧은 데이트에도, 긴 여행의 시작에도 잘 어울리는 장소다.
망상해변 – 동해 대표 해변의 낮과 밤
동해시를 대표하는 망상해변은 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변 중 하나다. 백사장이 넓고 깨끗하며, 수심이 완만해 가볍게 발을 담그거나 물놀이를 하기에 좋다.
여름철엔 해변 바로 앞에 피서용 텐트와 파라솔이 설치되어 있고, 샤워장과 간이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잘 마련되어 있다. 인근에는 캠핑장과 펜션이 있어 1박 2일 여행 코스로도 인기다.
망상의 매력은 해 질 무렵 더해진다.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수평선 너머로 해가 지는 장면을 만날 수 있는데, 이 풍경을 배경으로 앉아 있으면 아무 말 없이도 마음이 통한다. 밤에는 해변에서 조용히 별을 보는 커플들도 많다.
도심에서 가까우면서도 휴양지 같은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, 망상은 가장 좋은 선택지 중 하나다.
추암 촛대바위 – 함께 보는 일출, 평생 기억될 순간
동해에서 가장 유명한 포인트 중 하나인 추암 촛대바위는 조용한 데이트보다는 감동적인 순간을 원할 때 꼭 가야 할 장소다. 특히 새벽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, 촛대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다.
일출을 보기 위해 손을 꼭 잡고 기다리는 그 시간,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, 함께 있는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는 찰나 – 그 자체가 추억이 된다.
주변에는 해안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아침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고,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사용될 만큼 풍경이 아름답다.
단, 일출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니 미리 확인하고 방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.
✅ 묵호·동해 커플 맛집 추천
1. 해산물 lovers를 위한 로컬 맛집
🐟 묵호횟집 (묵호항 수산시장 내)
- 위치: 묵호항 중앙수산시장 1층
- 메뉴 추천: 모둠회(광어+우럭+도다리), 멍게비빔밥, 해물탕
- 분위기: 시장 안이지만 2층 테라스 좌석에서는 바다가 보이며, 자연스러운 항구 분위기에서 회를 즐길 수 있어 감성 있음
- 특징: 활어 상태 매우 신선하고, 가격 대비 양 많음. 시장 구경 후 바로 먹기 좋아요.
🦑 다래식당 (동해시 묵호진동)
- 위치: 묵호 진동길 24
- 메뉴 추천: 오징어불고기 정식, 오징어순대
- 분위기: 오래된 맛집 느낌이지만 내부는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음
- 특징: 동해 오징어 요리의 정석. 지역 주민들도 자주 찾는 숨은 맛집
2. 데이트 감성 + 한 끼 든든하게
🍚 마레식당 (동해시 부곡동)
- 메뉴 추천: 활전복밥, 간장게장정식, 성게미역국
- 분위기: 깔끔한 한옥 스타일 내부, 조용하고 데이트 분위기 좋음
- 특징: 건강한 한식 한 상. 커플 단위 손님이 많고 조용히 식사하기 좋아요.
🍝 이스트코스트 (동해시 망상해변 인근)
- 메뉴 추천: 토마토 해물파스타, 바질크림리조또, 쉬림프샐러드
- 분위기: 망상해변이 보이는 감성 레스토랑, 창가 자리는 연인 필수
- 특징: 바다뷰와 함께 이탈리안 음식 즐기기. 디저트와 커피도 훌륭해서 식사 후 바로 카페 무드로 전환 가능
3. 카페형 맛집 – 분위기+브런치까지 잡기
🥪 오션브리즈 (묵호항 근처)
- 메뉴 추천: 훈제연어 오픈샌드위치, 시그니처 냉라떼, 허브티
- 분위기: 통유리로 항구가 보이는 인더스트리얼 감성 카페
- 특징: 브런치와 카페의 경계를 잘 지킨 공간. 커플석이 따로 마련돼 있어 조용한 대화 가능
🥘 카페&식당 애플하우스 (묵호등대 아래 논골담길 근처)
- 메뉴 추천: 제주 흑돼지 수육정식, 오늘의 수제케이크
- 분위기: 복층 구조의 복합문화공간. 카페와 식사가 자연스럽게 연결됨
- 특징: 아기자기한 소품과 조명, 그리고 바다까지 보여서 연인끼리 쉬어가기 좋은 공간
✅ 커플 여행자를 위한 팁
- 인기 맛집은 사전 예약 필수! 특히 주말 저녁에는 웨이팅이 생깁니다.
- 점심엔 시장 위주, 저녁엔 카페형 레스토랑 코스로 가는 것이 분위기 유지에 좋아요.
- 숙소 근처 위치 확인은 필수입니다. 택시나 도보 이동을 고려하면 훨씬 여유로운 일정이 됩니다.
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포인트 – 동해 바닷가 드라이브
묵호에서 추암, 추암에서 망상까지. 이 구간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면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다.
길가에는 바다를 향한 벤치와 작은 포토존이 있고, 자동차 안에서 듣는 음악 한 곡이 여행을 완성시켜 준다.
특히 저녁 무렵이나 일출 전 새벽에는 도로가 한산해 드라이브하기에 최적이다.
계획적인 관광보다,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마주하는 풍경이 더 특별할 때가 있다.
우리만의 여름을 위한 동해 여행
묵호와 동해는 여느 관광지처럼 화려하진 않지만, 그만큼 차분하고 따뜻하다.
사람이 많지 않은 바닷가에서 둘이 나란히 걷는 산책길, 커피 향 가득한 카페에서의 조용한 대화, 그리고 바다를 보며 웃는 눈빛 하나.
사랑은 멀리 있지 않다.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완벽한 이 여름, 동해는 그런 소중한 기억을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는 공간이다.
2030 커플이라면, 이번 여름엔 꼭 한 번 묵호와 동해를 걸어보길 바란다. 특별하지 않아서 더 특별한 여정이 될 것이다.